영화&드라마

베스와 베라 (Incident in a Ghost Land, 2018)

거제리안 2019. 3. 2.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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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외딴 집으로 이사오던 날 정체불명의 괴한 둘에게 끔찍한 공격을 받은 세 모녀.

그리고 수년이 지나 언니 베스는 성공한 소설가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베스는 동생 베라에게 의문의 전화를 받고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가진 그 집으로 향하게 되는데 베라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 때문에 정신이 망가진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베라는 그들이 아직도 집에 있다고 하는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며 끊임없이 발작을 일으키고 엄마와 베스는 그런 베라를 보며 말할 수 없이 가슴 아파한다.

그러던 중 베스는 무시무시한 폭행을 당한채로 속박되어 있는 베라를 발견한다.

그리고 과거 그들을 습격했던 괴한들의 공격으로 정신을 잃은 베스.

정신을 차린 베스는 충격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성공한 소설가가 되어있던 자신의 삶은 끔찍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베스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이었던 것이다.

엄마는 그날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두 자매는 그들에게 납치된 채로 계속해서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었던 것.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그런 언니에게 베라는 계속해서 정신차리라고 외쳐왔던 것이다.

무시무시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한 베스는 계속해서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방황을 거듭하다 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각성을 한다.

목숨을 걸고 탈출에 성공한 자매는 필사적으로 도망쳐 경관들과 만나게 되지만 괴한들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다시 잡혀 오고 만다.

죽음을 당하기 직전 집을 찾아낸 경찰들에게 의해 괴한들은 사실되고 자매는 극적으로 구해지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마터스>라는 영화로 악명을 알린 파스칼 로지에 감독의 영화이다.

마터스는 그 악명을 익히 전해들었고 고문장르는 좋아하지 않기에 걸렀지만 이 영화의 플롯은 상당히 흥미로웠기에 약간은 긴장한 채로 감상을 시작했다.

첫 오프닝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수위가 상당히 쎄다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시각적인 묘사가 잔인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라 연출이 너무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서 피부로 느껴지는 공포의 수위가 배로 더 리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무튼 초반부 폭력묘사의 수위는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무지막지했다.

영화 오프닝을 간신히 버텨내고 세월이 흘러 성공한 베스의 모습이 보여지며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

다시 그 지옥같은 집으로 향하는 베스를 보며 속으로 제발 그러지마!! 라는 외침이 나도 모르게 흘러 나왔다.

트라우마로 인해 평범한 삶이 불가능한 베라와는 대조적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너무 태연해 보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어딘가 매우 수상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집 전체에서 알 수 없는 위화감과 수상함이 잔뜩 풍기는 가운데 영화는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반전을 까버린다.

정말 획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빠른 타이밍에 등장하는 반전에 다소 당황스러웠다.

러닝타임이 절반이나 남았는데 지금 이걸 까면 뒤는 어떻게 할려고? 라는 걱정과 동시에 뒤에는 도데체 얼마나 더 대단한 것들이 남아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기대가 아니라 말 그대로 걱정이었다.

이후 영화는 베스의 나약한 정신세계와 무자비한 현실을 번갈아 보여주며 변해가는 베스의 멘탈에 집중을 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마침내 베스가 각성하여 환상을 깨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처절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모처럼 주인공에 대한 알 수 없는 연민과 동시에 애정을 가지게 되는 영화였고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두 자매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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