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 있음 >
숲속의 외딴 집에서 살아가는 세 부녀.
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블랙아웃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약탈로 흉흉해진 도시를 떠나 숲 속에서 은거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가 죽게 되고 두 자매 이바와 넬은 스스로 생존해야만 하는 현실적 상황에 직면한다.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지만 결국 의지할 수 있는 상대는 서로 임을 깨달은 자매는 살아가는 방법을 점점 익혀 나간다.
그러던 중 언니 이바가 괴한에게 겁탈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한바탕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다시 일어난 이바는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태풍우가 치는 날 밤.
지붕이 무너진 집을 피해 숲속의 오두막으로 옮긴 자매는 무사히 출산을 마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자매는 깨닫는다.
지구는 종말을 맞이했음을.
그리고 두 자매는 자연에서 살기 위해 집을 불태우고 숲 속으로 들어간다.
첨에 이 영화의 대략적 시놉과 스틸컷을 보고서 재난 후 아포칼립스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생존영화를 기대했는데 생존영화는 맞았지만 예상과는 궤를 달리하는 영화였다.
오히려 어린 두 자매의 성장영화에 가깝다랄까.
중간중간 두 자매에게 위기는 찾아오지만 이 위기는 스릴러 영화의 그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종말을 다룬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방식과는 약간 다른 캐스트 어웨이 같은 로빈슨 크루소 식의 분위기로 느껴졌다.
영화의 말미에 두 자매가 아기를 데리고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단순히 사람을 피해 집을 불태우고 숲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속세를 떠나 자연속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삶처럼 느껴졌다.
영화 초반부 넬의 독백.
기억상실이 오래 지속되면 환자는 이전 상태와 상관없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해리성 둔주의 상태.
집을 불태운다는 것은 아마 기억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적당한 재미를 보장하는 재난 아포칼립스 영화 하나를 기대하고 봤다가 상당히 묵직한 여운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최근에 봤던 영화인 큐어드와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봤던 엘렌 페이지는 상당히 초췌하고 팔자주름이 깊게 패인 모습이어서 그녀 역시 세월을 피해 갈 수 없구나라고 탄식을 하고 있는 무렵이었는데 모처럼 이 영화에서 앳되고 건강한 엘렌 페이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상당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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