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마법소녀라는 소재를 극사실주의처럼 만든 영화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보았으나 개뿔.
마법소녀가 되고 싶은 12살 소녀이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실직자 루이스.
과거 고급 콜걸이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있어보이는 여성 바바라.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보여주며 시작된다.
딸이 죽기 전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었던 루이스는 딸의 소원인 마법소녀 드레스 한정판을 사주려 하지만 굉장한 고가임을 알고서 갈등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극단적 선택으로 보석상을 털 결심을 한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것을 자책하던 바바라는 자살기도를 위해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지만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창밖으로 달려가 구토를 하게 된다.
그 창밖에는 바로 보석상을 털기 직전의 루이스가 서 있었고 그는 바바라의 토사물을 뒤집어 쓰게 된다.
흥미진진한 이 둘의 만남이 성사되고 상처가 많은 이들의 핑크빛 위험한 사랑이 시작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무렵 영화는 여지없이 나의 기대를 무너뜨리며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루이스는 남편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으로 바바라에게 돈을 뜯어내고 바바라는 궁여지책으로 돈을 구하기 위해 과거에 일했던 곳을 찾아가 일을 의뢰한다.
루이스는 두번째 협박에서 더 큰 금액을 요구하였고 바바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다.
극단적 SM성향을 지난 고객의 최상급의 학대를 견뎌낸 대가로 바바라는 루이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었다.
바바라는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어릴 적 은사였던 다미안을 찾아간다.
다미안은 교사였으며 과거 바바라와 얽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장기간 감옥에 있다가 나온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하소연 할 곳이 없었던 바바라는 다미안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싶다고 한다.
다미안은 바바라와 마주하길 극도로 꺼려 하지만 또다시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고야 만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바바라는 루이스에게 강간을 당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말한다.
다미안은 루이스를 찾아가 대신 복수한다.
루이스는 자신은 강간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다미안은 단호하게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루이스의 아파트로 찾아간 다미안.
그곳에는 마법소녀 옷을 입고 아빠를 맞이할 준비를 한 딸이 있었다.
폰에 녹음된 내용을 듣고 루이스가 옳았음을 알게 된 다미안은 힘없이 오만가지 감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루이스의 딸에게도 방아쇠를 당긴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의 첫 감정은 분노였다.
미친 또라이 하나가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 사람들을 모두 불행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는구나.
허나 정신을 추스르고 다시 생각해보니 루이스가 바바라를 극단까지 몰아붙여 일어난 일이다.
참담한 결과이긴 하지만 결국 원인 제공을 한것은 루이스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두 사람 사이에서 최악의 선택지로만 맞아떨어져 일어난 비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괜히 여기에 말려든 다미안은 무슨 죄인가.
물론 과거 다미안과 바바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장기간 감옥에 투옥해 있었으며 바바라를 극도로 꺼리는 그의 태도를 미루어 보건데 아마 바바라와 얽힌 어떤 사건에 말려들어 옥살이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옥에서 나온 이후 다미안은 극도로 바바라와 연관되는 것을 피한다.
심지어 바바라와 만날 것이 두려워 감옥에서 나가는 것 조차 싫다고 말한다.
바바라와 마주하게 되면 그녀의 마성에 사로잡혀 사람을 죽일 결심을 하게 될 정도로 그녀는 강력한 마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마치 알고 있는 것 처럼.
결국 그는 다시 바바라와 마주하게 되고 그녀의 "거짓말"로 인해 다미안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야 만다.
바바라의 남편은 영화 내내 바바라에게 "거짓말을 하지 마라"라는 말을 하는데 과거에 거짓말로 인한 사건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아마 복선이 아니었을까.
바바라의 남편 역시 그녀를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의 제목이 마법소녀인 것은 루이스의 딸과 관련된 제목이기도 하지만 특정한 사람을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마성을 지닌 바바라를 지칭하는 용어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로 보아 그녀의 삶은 처절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녀를 불행했던 과거와 영화 내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며 동정이 들기는 한다.
그렇지만 영화 초반 다미안에게 내뱉었던 대사 그리고 친구의 아기를 안고서 내뱉었던 그녀의 대사들을 곱씹어 보면 그녀는 정말로 악녀였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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