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한적한 어느 마을에서 체이스라는 청년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추락사인지 살인사건인지를 두고 마을이 뒤숭숭한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로 늪지에서 혼자 살고 있는 카야라는 젊은 여성이 물망에 오른다.
시점은 과거로 돌아가 늪지의 작은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 가족이 등장한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엄마는 집을 나가고 형제자매들도 모두 떠나 아버지와 홀로 살아가던 어린 카야.
어느 날 아버지 마저 어디론가 사라지고 늪지의 오두막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카야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 당한채 홀로 살아간다.
그런 카야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이는 마을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부부와 카야 또래의 테이트란 남자 아이 둘 뿐이었다. (그리고 살인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카야의 변호를 맡은 밀튼 아저씨)
그렇게 성인으로 자란 카야는 테이트와 사랑에 빠져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만 학자의 꿈을 앉고 있었던 테이트는 멀리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곧 돌아오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테이트의 추천대로 늪지 동물들 생태를 모은 자료를 책으로 발간하며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아가던 카야의 앞에 나타난 또다른 남자 체이스.
그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스타일로서 처음에 카야는 경계하지만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차츰 연인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카야는 체이스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큰 충격을 받은 카야는 그에게 이별 통보를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체이스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카야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며 위협을 가해온다.
그러던 차에 어느날 체이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정황상 유력한 용의자로 카야는 살인사건의 피고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다시 돌아온 테이트와 친오빠, 변호사 밀튼, 그리고 상점 부부의 노력으로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은 카야는 이후 테이트와 결혼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고 끝나는 줄로만 알았지만 마지막 반전이 있었다.
체이스는 카야가 죽인 것이 맞았다.
평생을 슾지에서 살아남은 카야는 살아남기 위한 냉혹한 야생의 생존방법을 뼛속까지 알고 있었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수컷을 잡아먹는 거미처럼 체이스를 없애고 자신이 살아 남은 것이다.
할아버지가 된 테이트는 카야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기록을 뒤져보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 채 영화는 끝난다.
미국에서 십몇주 동안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고 해서 엄청 기대를 했건만 사실 기대에는 조금 못미치는 영화였다.
아니 그냥 드라마 장르로 감상하면 꽤 괜찮은 영화지만 원작소설에 대한 기대심리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문구에 혹해서죽여주는 미스터리 스릴러일 것이라 잔뜩 기대하고 본 것이 실망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기대치를 0으로 하고 봐야하거늘 요즘 자꾸 초심을 잃는 스스로를 다시 한번 반성한다.
원작소설을 안 읽어봐서 알수는 없지만 차라리 이 영화는 아름다운 늪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어린소녀의 생존기에 초점을 맞춰서 연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굉장히 흥미진진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두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에 소녀의 생존기, 러브스토리, 미스터리, 법정스릴러 모두를 집어 넣으려고 하다 보니 다소 어중간한 포지션의 영화가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중간에 카야가 상처 받을 것이 너무도 뻔해 보이는 플롯들을 보면서 가슴 졸여서 끌까 몇번이나 고민했다.
스럴러 영화의 심장 떨리는 서스펜스는 즐기지만 이런 류의 가슴 졸임은 너무도 싫어하는 나로서는 너무도 고구마와도 같은 전개였다.
물론 마지막에 카야를 괴롭히던 체이스를 응징한 것이 다소 사이다가 될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어린 카야가 헤쳐온 시련들이 너무도 가혹했기에 통쾌함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카야가 겪을 실연의 아픔이 너무도 뻔하게 눈에 보였기에 보는 내내 괴로웠고 한편으로는 반전 역시도 너무 뻔하게 눈에 보여서 다른 의미로 괴로웠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카야가 죽인 것이 뻔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 핵고구마를 견뎌내고 영화를 끝까지 정주행 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어느 정도 명백했기에 중간에 계속 끄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봐야했다.
그래도 카야가 테이트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짧게 짧게 비춰줄 때는 힐링이 되는 듯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고 알고 보는 반전이었지만 막상 눈으로 볼때는 노배우 분의 연기가 훌륭해서 제법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이런 저런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지만 아름다운 늪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고 다른 관점에서 색다른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기회가 된다면 원작 소설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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