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매트리악 (Matriarch, 2022)

거제리안 2023. 1. 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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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겉으로는 성공한 여성처럼 보이지만 매우 강박적이고 약에 찌든 삶을 살던 로라는 어느날 약물과다복용으로 정신을 잃게 된다.

거의 죽음 직전까지 이른 로라는 정신을 잃은 사이 검은 액체와 같은 물질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환각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는 경험을 겪은 후 깨어난다.

이후 로라는 20년간 인연을 끊고 지내온 엄마의 연락을 받고 엄마를 방문한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로라는 이상한 이웃들의 반응들과 8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어렸을 때 아빠의 자살과 이어지는 엄마의 학대에 불우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로라는 엄마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고 엄마 또한 로라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수상하기 짝이 없는 행동들을 이어간다.

로라를 수면제로 재운 뒤 뒷마당 정원으로 끌고 가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하고 정원에서 로라를 화분으로 내리치려다 실해하기도 하는 등 엄마의 행동은 심상치 않다.

그 와중에 로라는 자신의 몸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오는 등의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엄마 또한 마찬가지 증상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마을 교회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급히 나가고 이를 수상히 여긴 로라는 엄마의 뒤를 미행하다가 그곳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교회에서는 엄마의 젖에서 흐르는 검은 액체를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이후 음란한 의식처럼 행위를 집단으로 벌이는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지고 있었다.

로라는 팔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교회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집에서 마을 주민에게 잡혀 뒷마당의 정원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정원 안쪽 어둠속에서는 기괴한 모습의 거대한 여성이 나타나 주민을 잡아 먹어 버린다.

그 거대한 여성은 부패와 부활의 여왕으로서 과거 아이를 갖지 못한 아빠가 늪에 자신을 바치고 로라를 얻었으며 마을사람들은 엄마를 통해 먹은 검은 액체로 삶을 유지하며 로라의 친구 역시 암에서 치유되어 삶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점점 마을이 쇠락해 가자 엄마는 로라를 다시 부패와 부활의 여왕에게 바침으로서 마을을 되살리고자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여왕은 로라를 잡아 먹지 않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 보기만 하며 로라가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 같은 문양을 총으로 쏴 훼손하자 여왕은 그대로 사라져 버린다.

엄마를 데리고 교회로 간 로라는 고통스런 사람들 앞에서 모든 것을 밝히고 엄마를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리고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바친 늪 속으로 걸어들어가며 영화는 끝난다.

 

일단 제목부터가 상당히 생소하면서도 어감에서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는데 뜻을 검색해보니 <가부장제>의 반대 개념으로서 <가모장제> 정도 되는 듯 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꽤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기묘한 영화였고 또 기분 나쁜 영화였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쾌한 분위기가 압권이었고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부패와 부활의 여왕의 비쥬얼은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기괴하면서도 괴랄한 모습이었다.

영화는 불친절하기 짝이 없지만 대충 앞뒤를 끼어 맞춰보면 이렇다.

이 마을은 일종의 사이비 집단과도 같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고 그 교주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엄마 셀리나였다.

그녀는 부패와 부활의 여왕을 모시고 있었으며 여왕에게 제물을 주기적으로 바침으로서 검은 액체를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능력으로 마을 사람들에게서 교주와도 같은 지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그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마을 사람들 역시 점점 쇠락한 모습을 보이게 되자 부패와 부활의 여왕에게서 직접 받은 딸 로라를 직접 제물로 바쳐 힘을 업그레이드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로라가 마법진 같은 문양을 훼손하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떤 여왕이 사라지는 것을 봐서 여왕은 자의에 의해 그 마을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왕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한 엄마에 의해 특정한 주술로서 붙잡혀 있었던 것 아닐까 짐작해 본다.

여왕이 로라를 잡아 먹지 않고 슬픈 듯한 표정으로 바라 보고 있었던 것은 로라를 자신의 딸 같은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영화가 불친절하기도 하고 중반부는 약긴 지루하기도 해서 다소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감상한 관계로 위의 생각들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대충 이런 스토리가 아니었을까 한번 끼워맞춰 보았다.



최근에 포크호러라는 장르에 꽂혀있다고 여러번 언급했는데 정확히 나라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억양으로 보아 영국의 시골 어디 쯤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뿜어내는 스산함이 압권이었다.

영화의 중후반까지는 다소 클리셰적인 진행으로 약간 지루하기도 하지만 후반부 몰아치는 괴랄한 비주얼들은 그간의 잠을 확 달아나게 해준다.

장르에 충실한 음산하면서 스산한 분위기도 일품이었고 나름 꽤 신선하고 흥미로운 구석들도 많아서 그냥 놓치기엔 아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마이너한 장르의 끄트머리 쯤에 있는 영화를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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