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크리스토퍼 로빈이 숲을 떠난 뒤, 추위에 굶주림에 떨던 푸와 피글렛은 이요르를 잡아 먹고 증오심을 키운다.
그리고 성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은 연인과 함께 다시 숲을 찾게 되는데 폐허가 된 숲속 보금자리를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잔인한 복수귀가 된 푸와 피글렛에 의해 크리스토퍼 로빈의 연인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고 로빈마저 이들에게 잡혀 고문을 당한다.
한편 숲속에 놀러온 여대생 무리들 역시 이들에게 공격을 받고 하나둘 목숨을 잃기 시작한다.
모두가 목숨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에게 절규하며 영화는 끝난다.
곰돌이 푸가 흑화되었다란 설정은 너무도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설정이지 않은가.
오랜만에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아깝다는 기분을 느껴보았다.
곰돌이 푸를 아는 공포 영화 팬이라면 곰돌이 푸가 흑화되었다는 귀가 솔깃한 설정에 반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점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어차피 마이너한 이쪽 장르에서 평점 같은 것은 별로 의미가 없기에 주저없이 감상을 했다.
결과는 대실망.
내가 보고 싶었던 장면은 단 한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영화를 보기 전 숲속 동물들의 외형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크리스토퍼 로빈과 이종교배되었기 때문이란 설정을 어느 방송에서 들은 기억이 있어서 꽤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든데 이종교배란 설정은 영화상에서 언급도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푸와 피글렛은 어떤 이유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
로빈은 유년 시절에 어떤 연유로 그들과 지냈던 것인지.
그들의 숲속 보금자리는 어떤 배경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그냥 죽이기만 한다.
전혀 스토리가 없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영화들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이 뭘 보고 싶어 하는지 맥락을 잘못 짚은 것 같다.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가 형편없어 너무도 안타깝다.
비록 망작이지만 워낙에 저예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득을 봐 후속작이 나온다고 한다.
후속작이 좀 더 양호한 상태로 나오길 기대해야 할지 아니면 후속작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야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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