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미지의 집착 (Significant Other, 2022)

거제리안 2026. 8. 3. 11:02

스포 있음

재밌는게 있나 싶어 쿠팡플레이를 뒤지던 중 썸네일에서 팍팍 풍겨오는 저예산스러움과 낮은 별점에 땡겨 고른 영화였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보통 이런 쪽 장르에서 시간이 아깝다는 별 한개짜리 별점이 많은 영화일수록 내 취향에 맞을 확률이 높았다.

영화는 깊은 산속에서 산행 중인 두 연인이 외계 생명체와 조우한다는 매우 심플한 스토리이다.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마이카 먼로는 깊은 우울과 트라우마 같은 것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불행한 가정사와 부모님에 대한 불신으로 결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그녀는 여행 도중 남자친구의 돌발 프로포즈에 공황발작을 일으키고 만다.

이러한 연유로 잠시 그들 간에 어색한 공기가 흐를 무렵, 여자친구는 동굴 속에서 뭔가를 보고 크게 놀라게 되고 이후 멍해진 상태로 숲속에 우두커니 서있다가 남자친구에게 발견된다.

이후 그녀는 남친을 절벽에서 떨어뜨려 살해한다. 

개인적으로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남자배우의 연기가 너무 절박해서 인지 생각보다 매우 충격적인 장면으로 다가왔다.

이후 숲속을 헤매다 부상을 입고 쓰러진 그녀는 중년부부에게 발견된다.

중년부부는 부상입은 그녀를 거두기는 했지만 뭔가 상태가 좋지 않음을 깨닫고 경계하게 되는데 이때 죽은 줄 알았던 남자친구가 등장해 중년부부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사실 별 생각없이 보고 있었기에 이 장면 또한 매우 놀랐다.

연출상 당연히 동굴에서 뭔가에 감염된 그녀가 남친을 살해하고 노부부에게 해를 가할 줄 알았지만 그것 자체가 반전이었던 것.

여친이 동굴에서 본것은 남친의 시신이었고 뭔가가 남친을 살해한 후, 남친으로 위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가 남친으로 위장한 정체모를 그것을 절벽에서 밀어 버린 후 숲속을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남친으로 변한 그것은 외계생명체로 자신은 외계종족의 선발대라고 말한다.

자신이 대상으로한 생물과는 생물학적 완전한 복제가 가능하다고 밝힌 그것은 현재 자신은 남친의 기억과 감정까지 모조리 느낄 수 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라 너무 놀랍다고 말하며 여친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여친은 온몸으로 거부하지만 끈질기게 쫒아오는 그것을 바다로 유인해 상어에게 잡아먹히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그것은 끝까지 그녀를 추격해 이번에는 그녀로 복제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강한 트라우마와 우울감을 느끼며 공황발작을 일으켜 쓰러지자 틈을 노려 여친은 그것의 머리를 짓이기고 마침내 숲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도로의 하늘 위로 외계의 운석들이 무수히 떨어지며 영화는 끝난다.  

역시 영화는 아무런 정보 없이 봤을 때가 가장 재밌는 법이다.

사실 어떤 반전 같은 것이 있는 것을 알고 봤다면 죽은 남친이 등장하는 장면도 크게 감흥이 없었을테지만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는 와중에 그런 반전이 뙇! 하고 등장하자 꽤 놀랍게 다가왔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여친으로 변한 외계인이 그녀의 트라우마와 우울감에 공명하며 발작을 일으키는 부분이었다.

보통 신체강탈을 다룬 크리쳐물에서 몸을 빼았는 것은 매우 흔한 클리셰이고 기억까지 공유하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지만 감정까지 공명을 일으키는 부분은 나름 신선했다.

예전에 강풀 작가의 아파트 웹툰에서 마지막에 주인공이 귀신의 감정을 받아들이면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장면이 떠올랐다.

우리는 보통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는 타인의 고통을 100% 느낄 수 없지만 실제로 그 사람의 고통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면 저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저예산 영화인 줄만 알고 골랐지만 영화 초입부에 마이카 먼로라는 꽤 네임드 배우가 등장해서 왠지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낸 듯한 기대감을 조금은 가지고 봤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뜬금없이 드는 생각인데, 이 영화의 엔딩에서 외계인의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며 영화가 끝나지만 영화가 뚝 끊긴다거나 뭐 이렇게 끝나? 나는 감정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직후 최근에 이런 식의 엔딩을 또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호프> 였다.

이 영화는 매우 자연스럽지만 호프는 왜 영화가 끊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까.

호프는 이전작들이 워낙 핫한 작품들이다 보니 어떤 기대를 크게 가지고 감상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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