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지구의 오염이 심각해지다 못해 대기에 문제가 생겨 방독면 없이는 호흡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다.
지상의 생물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인간들은 우주선을 만들어 목성으로 떠난다.
목성의 위성이 이오(IO)에 콜로니를 만들어 이오의 에너지를 동력삼아 지구와 흡사한 구조를 가진 알파 센타우리 B로 떠나기 위함이다.
지구에는 샘이라는 어린 여성만이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 생존해가고 있다.
산속 깊은 곳 드물게 호흡할 수 있는 대기가 남아있는 곳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
어느날 그녀 앞에 아버지를 찾아온 마이카라는 남성이 등장한다.
이들은 더 이상 지구에 생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오로 떠나는 마지막 우주선을 타기 위해 향한다.
하지만 최후에 샘은 지구에 남기로 결정하고 마이카 혼자 우주선으로 향한다.
쌈빡한 컨셉 하나와 메세지 하나를 가지고 일단 달리고 보는 넷플릭스식 영화의 신작이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목성으로 떠나고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아가는 단 한명의 여성.
그리고 그녀가 생존하는 방식들을 보여주다가 그녀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생존자.
그 둘의 케미와 갈등, 이어지는 결말까지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지금까지 본 넷플릭스 영화가 그래왔듯 중박이상 평타는 치고 있으며 특유의 쓸쓸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샘이라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주관이 답답하면서도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지구에 남아있는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지구가 다시 번성해지고 인류가 지구를 다시 찾을 때까지 인간이라는 종을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는 듯이 보이는 그녀의 가치관은 저런 극단적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잘 납득이 가지 않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영화상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샘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일론이 알파 센타우리로 떠나게 되었다는 메세지를 받은 샘이 4.36광년이 걸린다는 그의 말을 듣고 절망하는 장면이 나온다.
4.36광년은 <영원> 이나 마찬가지라며 괴로워하는 샘을 보고서 천문학적인 우주의 스케일에 다시 한번 경외심이 듬과 동시에 으스스함이 느껴진다.
인간이 잘난척 지구에서 군림하고 있지만 이 지구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같은 존재.
태양의 열기가 찰나만 강해져도 불나방과 같이 재가 되어 버릴 미물과도 같은 존재가 인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엔딩에서는 그렇게도 그녀가 보고 싶어하던 바다에서 그녀의 아이와 함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마이카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그를 기다리며 방독면 없이도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
이오까지 가는 데까지만 해도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마이카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어보인다.
그렇기에 엔딩이 더욱 쓸쓸하지만 지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어딘가에 살아남아 있는 다른 생존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특유의 소소한 스케일의 영화지만 꽤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샘을 연기하는 여주인공이 상당히 매력있어서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영화를 캐리했다고 본다.
그리고 마블시리즈의 팔콘 형님께서 등장하셔서 매우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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