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칠드런 오브 맨 (Childrun Of Men, 2006)

거제리안 2019. 1. 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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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있음 >

 

 

세계가 거의 막장급으로 붕괴되고 있는 와중에 유일하게 영국만이 아직도 국가의 기능이 근근히 유지되고는 있지만 난민들과 폭동으로 인해 그마저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혼란한 근미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간들은 생식 능력을 잃어버진지 십수년이 지났으며 따라서 자연스럽게 멸종을 앞두고 있다는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설정까지 곁들이고 있다.

테오는 과거의 아내이자 현재는 반정부단체 피쉬당의 리더인 줄리안에게 이민자 한명을 배에 태울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그 이민자 여성인 <키>가 사실은 임산부라는 사실을 알고서 경악한다.

그녀의 이송 과정에서 줄리안은 괴한들의 습격으로 죽고 마는데 피쉬당의 2인자인 루크가 아기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줄리안을 죽이고 본인이 리더를 맡기 위한 음모였다는 알고는 키를 데리고 탈출을 감행한다.

그는 자신의 친구였던 재스퍼를 방문하는데 얼마후 피쉬당의 습격으로 재스퍼는 목숨을 잃지만 그의 도움으로 일행은 불법이민자로 위장해 수용소로 가서 배를 탈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성공한다. 

키는 이동중에 진통을 하다가 수용소에서 결국 출산을 하고 마는데  이들의 가이드 역할을 하던 마리카의 도움으로 처절한 전쟁통을 뚫고 결국 인간프로젝트의 배를 타는데 성공한다.


 

전혀 뜻하지 않게 찾아낸 보석 같은 영화였다.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인 좀비나 종말을 다룬 B급 감성의 영화 정도를 기대하고 보았는데 감독이 무려 알폰소 쿠아론인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영화의 중반부는까지는 되게 무거운 분위기의 주제를 다루는 것과 대비되는 약간은 코믹한 정서가 느껴지는데 심지어 키를 데리고 피쉬당을 탈출하는 장면에서는 살인의 추억 첫장면과 같은 코믹한 아수라장의 느낌이 들어 친근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중반 이후 영화는 점점 진중해지기 시작하는데 재스퍼를 비롯해 미리엄, 마리카 등등 인물들이 아기를 구하기 위해 무조건적 희생을 하는 장면들은 마음이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후반부에서 롱테이크로 찍은 시가전 장면은 그 박진감 넘치는 리얼함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현장감이 쩔었다.

시가전 장면 이후 아기를 둘러싸고 이민자들과 반란군 그리고 정부군이 잠시 전투를 멈추고 성스러운 정적이 흐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최근 본 영화들 중 몇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뇌리에 기억되고 감동을 주는 명장면이었다.

엔딩에서 테오는 죽기 직전까지 우는 아기를 달래는 방법을 초보엄마인 키에게 알려주고서 평화로운 미소와 함께 숨을 거두는데 이 장면의 여운이 대단했다.

내가 그런 영화들만 골라서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클라이브 오웬이라는 배우에 대한 인상은 연기보다는 분위기는 있는 액션배우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로 배우로서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개봉당시 흥행은 실패했으나 평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묻혀 있을 만한 영화가 아닌데 내용에 비해 너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같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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