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804

섹스 마네킹 (Love Object, 2003)

정말 부끄러운 제목이다. 어디가서 영화를 추천하기도 민망한 작명 센스에 박수를 보낸다. 삼류 에로영화를 짐작케 하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는 상당히 잘만든 B급 스릴러영화이다. 의아한 점은 2003년도 작인데도 불구하고 80~90년대 영화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의도한 바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 소개에 보면 의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하는 소개가 등장한다. 실제로 B급의 냄새를 풀풀 풍긴다는 점 외에는 비슷한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영화의 몰입도도 상당하다. 영화는 업무에 있어서는 유능하지만 성적으로는 쑥맥인 라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회사 동료에 의해 섹스인형에 대한 정보를 들은 케네스는 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제 여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너무도 서투른 그는 섹스인형에 과도한 호기심을 보이며 왜..

영화&드라마 2018.03.07

더 비지트 (The Visit, 2015)

흔한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영화는 시작되고 초딩 남매의 수다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 영화의 초반부는 생각보다 지루해서 영화의 기대감은 현저히 떨어지게 되지만 조부모가 등장하고 그들의 상태가 다소 이상하다고 느껴지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유령이나 초자연현상은 등장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한 충격적인 비쥬얼을 선사하는 몇몇 장면들의 임팩트가 생각보다 대단했다. 결말에 대해서도 영화를 보면서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었으나 대충 짐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공개했을 때 소름의 강도는 상당했다. 연출력의 승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치매라는 노인성 질환을 공포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는 내내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윤리적인 비판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최근 를 아주..

영화&드라마 2018.03.07

월요일이 사라졌다 (What happened to monday, 2017)

제목 덕분에 타임루프물인 줄 알고 보았는데 요런 치밀한 SF 스릴러인줄 몰랐다. 최근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쎈언니로 강하게 눈에 각인되었던 누미 라파스가 무려 1인 7역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각각의 배역들의 비중이 상당해서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눈호강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리고 있는데 이게 상당히 리얼하게 다가와서 실제로 저런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7쌍둥이에게 요일별로 이름을 지어주고 각자의 이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바깥에 나갈 수 있다는 매우 쌈빡한 설정. 설정만 듣고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팍팍 높아지는 주옥같은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던 와중 가 실종되면서 이들의 일상에 차질이 빚어지..

영화&드라마 2018.03.07

리얼 술래잡기 (リアル鬼ごっこ, 2015)

영화가 끝나고 멍한 기분으로 검색을 하다가 감독이 감독이라는 것을 알았다. 뭐지 이 영화는? 아무런 기대와 정보 없이 시작한 영화는 우선 충격적인 첫 장면부터 눈이 번쩍 뜨이며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들었다. 버스가 썰리면서 승객들의 목이 잘리는 유혈 낭자한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감상평을 말하자면 첫 오프닝의 충격이 영화의 전부였으며 그 뒤로는 그저 지루하게 시간 순으로 사건을 쭉 따라가며 전개되다가 느닷없는 결말로 이어지는데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다. 대책없이 마구 벌여놓은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고 고민하다가 궁여지책으로 만든 결말처럼 느껴졌다. 일본 Z무비와 같은 병맛 영화로 보기에는 좀 다른 느낌이며 어떤 심오한 메세지가 있는 영화로 보기에도 애매한 이도 저도 아닌 영..

영화&드라마 2018.03.05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전작 블레이드러너 1982 을 시청 후 바로 관람을 해서 그런지 이야기의 연결성이 좀 더 이해가 빨랐고 몰입이 쉬웠다. 대신에 35년 정도의 텀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분위기의 갭은 극복하기 힘들었다. 전작의 배경이 우중충하고 디스토피아 적인 도시의 모습을 잘 구현해냈다고 하면 이번작은 거기서 업그레이드된 황량함과 쓸쓸함까지 추가로 담아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인 에서 느낄 수 있는 거대한 스케일의 디스토피아적인 황량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드니 빌뢰브 감독 특유의 쓸쓸하고 담담한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의 우중충한 아날로그 배경의 디테일이 더 맘에 들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이야기 역시 리플리컨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허나 전작의 주인공인 ..

영화&드라마 2018.03.05

블레이드 러너 : 파이널컷 (Blade Runner, 1982)

예전에 분명히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보았던 것이 무슨 버전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버전이 여러개가 있는데 정리해 보자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초버전이 공개되었을때 제작자 측에서는 망작이라는 판단하에 난해함을 줄여보고자 영화의 중간중간과 마지막에 의 나레이션을 삽입했고 데커드와 레이철이 도시를 떠나 아무도 살지 않는 곳으로 가는 엔딩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엔딩이 보고 싶기도 하다.) 영화는 폭망했으나 이후 이 재출시 되어 흥행을 하게 되고 마니아층까지 형성하게 되었으나 정작 감독은 만족을 하지 못해 이 후 이란 이름으로 재출시 되었다고 한다. 내가 이영화를 관람한게 이번이 두번째인지 세번째 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확실한건 지난 번 보았을 때 보다 더 많은 것이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영화&드라마 2018.02.19

1987 (2017)

최근 한 술자리에서 배우 김윤석이 혜광고등학교 출신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배우 오달수와 고 박종철 열사 또한 혜광고 선배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지난 20여년간 잊고 지냈던 기억이 상기되었다. 고교시절 선생님들이 간간히 전해주시던 과거 고문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박종철이란 선배의 이름이.. 이 영화는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 정치적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 영화들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어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았다. 굳이 시궁창인 현실을 영화에서까지 접하고 싶지는 않다는 이유로. 그런데 이 영화는 약간 다른 영화였다. 공감하기 힘든 그저 막연한 영화적 희망을 주는것이 아니라 정말 바뀔지도 모르겠다 라는 희망찬 희망(?).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오라고..

영화&드라마 2018.02.13

밀레니엄3 : 벌집을 발로 찬 소녀 (The Girl Who Kicked The Hornests Nest, 2009)

뭔가 뜻뜨미지근했던 2편에서 완전히 이어지는 내용인 이번 3편은 리스베트의 과거에 완전히 몰빵을 했다. 불행으로 얼룩진 그녀의 과거와 왜 그녀가 보호감독 아래에 놓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아가면서 이야기의 스케일은 매우 커져서 국가급의 사건으로 발전한다. 후반부 재판을 통해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된 그녀를 비추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재판장면들은 나름의 긴장감과 함께 통쾌함을 가져다 주었지만 스토리상 이번편에서는 리스베트의 활약이 거의 없어서 뭔가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완변히 독립된 스릴러의 형태를 띄었던 1편의 구조가 좋았기에 갑자기 캐릭터에 몰빵된 스토리의 흐름에 다소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말 탄탄한 이야기의 전개와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는 순간..

영화&드라마 2018.02.13

안티포르노 (Anti Porno, 2016)

아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B급이나 마이너한 영화들은 꽤 보아 왔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서 좌절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그렇다. 정말로 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다시금 나를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였다. 얼마 전에 보았던 가 생각난다. 그 영화는 매우 실험적이고 생소한 세계관 속에서 진행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재미가 있었다. 반면 이 영화는 뭔가 실험적이고 신선한 것 같은데 도무지 재미의 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영화 초반 30분 정도 나름 몰입해서 보고 있다가 촬영스텝이 갑자기 등장하면서 한번의 반전이 왔을때는 적잖이 놀라기도 했지만 이후 전개가 너무 추상적이고 안드로메다여서 받아들기기 힘들었다.

영화&드라마 2018.02.09

밀레니엄2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Girl Who Played With Fire, 2009)

전작 1편을 워낙에 재밌게 본 터라 이번 2편도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다. 2편을 보면서 뭔가 이야기가 마무리가 안 된 느낌이 강하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3편과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한다. 완벽한 한편의 스릴러 영화였던 1편에 비해 독립된 영화로서의 2편은 아쉬움이 남았다. 영화의 시작은 매춘 알선과 연계된 거대한 권력에 대한 폭로로 시작하는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저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주인공 의 과거를 추적하는데 주력한다. 1편에서 떡밥처럼 던졌던 그녀의 과거를 자세히 알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지만 그대로 영화가 끝날 줄은 몰랐다. 후반에 등장하는 그녀의 아버지와 이복오빠에 대한 내용도 다소 뜬금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방대한 소설의 스토리를 축약하다 보니 그런 것..

영화&드라마 2018.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