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798

미결처리반Q : 도살자들 (Fasandraeberne The Absent One, 2014)

전작을 재밌게 보았기에 고민할 이유 없이 감상했고 역시나 잘 만든 수작 스릴러여서 만족스러웠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 건지 감도 잘 안 잡힐 정도로 복잡하게 흩어져 있는 단서들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얽힌 복잡한 구조. 느닷없이 등장하는 플래시백들로 영화 초반은 상당히 정신이 없었으나 묵묵히 영화를 따라가며 하나씩 퍼즐이 짜맞춰지는 재미가 있었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저 인물은 왜 등장했는지 알 수없는 캐릭터도 더러 있지만 방대한 원작소설의 내용을 축약하면서 발생된 문제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억지스런 무리한 반전없이 흐름에 충실한 결말이 묵직해서 좋았고 영화 특유의 무겁고 건조한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왕좌의 게임 가 등장해 반가웠다.

영화&드라마 2017.09.06

왕좌의 게임 시즌7 정주행 완료

왕좌의 게임 시즌7이 끝났다. 거대한 대서사시의 끝이 슬슬 보이는 듯하다. 어마어마한 등장인물들의 꼬이고 꼬인 관계들이 슬슬 정리가 되며 한곳으로 모여드는 7년여에 걸친 과정들을 보고 있노라니 내 가슴이 다 먹먹해지는 듯 하다. (물론 나는 7년 동안 본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망했던 스타크 집안의 남매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만렙을 찍은 후 드디어 윈터펠에 집결하게 되서 너무 흐뭇했다. 그리고 애증의 그레이조이 마저 존과 마주하게 되었고 하운드와 브리엔의 조우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그외 브론과 티리온의 조우, 브리엔과 제이미의 조우, 브론 & 티리온과 포드릭의 조우 티리온과 존의 조우, 존과 벤젠의 조우, 조라와 샘의 조우, 다시 조라와 대너리스의 조우 등등 너무도 많은 인물들의 만남 하나하나들..

영화&드라마 2017.09.04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What we do in the shadow, 2014)

페이크다큐 + 인터뷰 형식을 빌려 만든 뱀파이어 영화. 함께 동거하는 3인+1인+1인 뱀파이어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재기있는 아이디어들과 대사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뱀파이어 영화의 클리셰들을 모조리 들고 와서 한번 꼬아서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대부분인데 패러디 영화에서 흔히 보여주는 그것과는 또 달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감상했다. 또한 뱀파이어 뿐만 아니라 늑대인간 무리와 좀비까지 등장을 해줌으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해주었다. 유쾌한 분위기 가운데에 나름의 극적인 부분과 감동적인 장치까지 있기 때문에 한편의 영화로서 전혀 손색이 없지만 1시간 30분이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이 아쉬웠다. 이 영화의 감독이 감독을 맡아 연출중이라고 하니 기대해 본다.

영화&드라마 2017.09.04

로우 (RAW, 2016)

제목의 "날것"이라는 어감과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의 영화. 정말로 덜 익어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영화이다. 예전에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이란 영화를 보고 이런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뭔가 역겹고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그런 느낌의 영화였다. 가녀린 느낌의 여주인공은 채식주의자 집안에서 지내다가 대학교 기숙사로 옮겨 우연찮게 육식을 하게 되고 그 강렬한 맛에 중독되고 만다는 뭔가 기분 나쁜 설정이다. 단지 새로운 맛에 눈을 뜨게 된다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피맛을 본 뱀파이어 같은 느낌이랄까? 마지막에 아버지가 꽤 임팩트 있는 장면을 선사하는데 전체적으로 생고기를 씹는 듯한 비릿한 느낌과는 다르게 진정한 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아름다운 메세지를 전하는 훈훈한 엔딩으로..

영화&드라마 2017.08.29

더 씽 (The Thing, 2011)

타이틀이 부제 없이 그냥 이라 처음에는 예전 82년도작 더 씽의 리부트작으로 알고 보았는데 전작과 정확이 연결되는 내용으로서 전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영화였다. 82년작 을 불과 몇일전에 감상하고 매우 흡족했기에 2011년작을 보기 전에 왠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최근 만들어지는 호러영화들의 기조를 보게 되면 CG로 만들어진 크리쳐가 등장하는 순간 극의 긴장감이 0%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 역시 영화의 특성한 CG가 불가피할 거라 생각했기에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감상했으나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고 호러영화에서 CG를 매우 적절하게 잘 사용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 단, 우주선이 등장하는 장면은 다소 과하지 않았나 싶다. ) 전작과 비슷한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지루하지 않..

영화&드라마 2017.08.29

괴물 (The Thing, 1982)

존 카펜터 감독의 상당히 유명한 걸작 호러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고립된 장소, 외부와의 통신마저 두절된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크리쳐와 사투를 벌인다는클리셰 중의 클리셰인 내용이다. 이런 설정이 이 영화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엔 상당히 신선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설정이 아니었을까. 각종 고어씬이 등장하는데 단순히 찢어발기는 잔인하기만 한 고어씬이 아니라 창의력이 돋보이는 듣도 보도 못한 장면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특히나 아날로그 특수효과로 연출되는 조악한 질감의 장면들이 기괴함을 배가시켜 어줍잖은 CG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함을 자랑한다. 달리는 개에게 총질을 하는 인상적인 오프닝으로 영화가 시작하는데 2011년작 영화에서 이 오리지널판의 프리퀄 내용을 다루고..

영화&드라마 2017.08.27

살인의 늪 (La isla minima, 2014)

아무런 기대 없이 봤다가 건진 꽤 잘 만든 수작영화. 우리나라 영화 과 작품의 배경이나 분위기 등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유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담담하고도 느릿한 속도로 사건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평가도 더러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시간상의 여백이 시각적인 장면들로 충분히 커버되었다고 생각된다. 마치 산책을 나온 것처럼 스페인의 이국적인 시골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생소한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는 연기가 아닌 듯 담담하고 자연스러워 몰입도를 높여주는데 한몫했다. 부분적으로 섬뜩한 장면들도 몇장면 있었고 결말의 찝찝함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토리와 상관없이 당시 독재정치에서 민주주의로 넘어가는 시기의 스페인 사회상과 그 혼돈 속에서 살았던 한 인간..

영화&드라마 2017.08.22

폭력교실 1999 ( Class Of 1999, 1990)

어린 시절 이 무시무시한 포스터를 보고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터미네이터 1을 우연히 보고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여파가 남았던 것 같다. 나이들어 이런 종류의 영화들을 좋아하게 되고 항상 기회가 되면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재밌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상징적인 해였단 1999년 그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학교는 무법천지가 되고 국가에서는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세명의 로봇 교사를 파견해 문제아들을 훈육하기 시작한다. 원래 전투용 로봇으로 개발되었던 이들 로봇 교사들은 점점 훈육의 수위가 강해져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 시작하고 학생들은 이들에 맞서 싸운다. 극단적인 설정과 액션에 몰빵된 스토리 덕분에 극의 내러티브는 ..

영화&드라마 2017.08.20

왁스웍 (Waxwork, 1988)

배우들이 모두 상당히 낯이 익은데 꼬집어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B급 쌈마이스런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데 코미디적인 요소도 있고 공포영화 캐릭터들의 종합선물세트랄까. 일종의 극중극 형태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아이디어가 좋았다. 마지막의 개싸움은 제작비가 모자랐던걸까 아니면 개그로 갈려고 했던 것일까. 무시무시한 악당들이 동네 영감님들이 휘두르는 소품과도 같은 무기들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들은 실소를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역을 맡았던 데보라 포맨의 매맞는 연기(?)가 상당히 훌륭했다.

영화&드라마 2017.08.20

이색지대 (Westworld, 1973)

라는 팟캐스트에서 짧게 소개하는 것을 캐치하여 감상목록에 냉큼 넣어두었던 영화. 무려 약 45년 전의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거의 대사도 없이 눈빛만으로 연기하는 율 브리너의 연기가 꽤나 멋졌다. 지금에 와서야 흔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다가왔을 법한 스토리와 인조인간의 비쥬얼은 당시에 꽤나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인간의 몸 속에 기계장치가 잔뜩 들어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기묘한 매력을 주는 묘한 비쥬얼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포스터가 하나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멋지다.

영화&드라마 2017.08.20